국제무역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기본적인 국제무역이론은 국가 간의 무역이 왜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다. 국제무역이론의 발전에 기여한 세 가지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자. 먼저 애덤 스미스(A. Smith)가 주창한 절대 우위에 입각한 국제무역이론과 리카르도(D. Ricardo)에 의해 제기된 비교우위이론, 그리고 이를 더욱 발전시킨 헥셔오린 (Heckscher and Ohlin) 이론에 대해 차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절대우위론
절대 우위론(absolute advantage theory)은 현대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는 애덤 스미스(A. Smith)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 그가 1677년에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을 발표하였을 때, 유럽은 절대 왕조시대에 나타난 중상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었다. 중상주의적 사고방식이란 그 당시 유럽에서 금과 은이 국부를 축적하는 중요한 방법이고 무역 거래 수단이 되었으므로 가능한 한 수출을 많이 하고 수입을 적게 하여 금과 은이 자국에 많이 쌓이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상주의 정책하에서 정부는 가능한 한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 수입은 관세나 쿼터에 의해서 제한되었고 수출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장려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중상주의 정책의 가장 큰 오류는 무역함으로써 특정한 국가가 이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국가는 손해를 보는 제로섬게임(zero-sum game)으로 파악한 것이다. 즉, 무역으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은 간과한 채, 고정된 가치를 어느 나라가 더 많이 차지하는가의 경쟁 관계로만 본 것이 중상주의자들의 가장 큰 오류라고 볼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무역은 제로섬게임이라는 중상주의자들의 주장을 비난하면서, 각국이 생산성이 높은 재화의 생산에 서로 집중하여 국제무역을 하면 전체 재화 생산량이 증가함은 물론 양국 모두에게 무역이익이 발생한다고 지적하였다. 즉, 각국이 생산에서의 절대적인 우위를 가진 제품의 생산에 특화하고 이러한 재화를 다른 나라에서 특화되어 생산된 제품과 교환함으로써 전체적인 부의 증대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설명의 편의상 전 세계에 두 나라 (가봉, 한국)만이 존재하고, 두 재화 (코코아, 쌀) 만 생산한다고 가정하자. 또한 이들 두 나라가 등등한 양의 생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가봉과 한국이 각 200단위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을 때, 예를 들어 가봉에서는 코코아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0단위의 자원이 필요하고 쌀 1톤을 생산하기 위해 20단위의 자원이 필요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코코아 1톤을 생산하기 위해 40단위의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며 쌀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0단위의 자원이 요구된다. 이때 가봉과 한국은 코코아와 쌀 모두를 소비하여야 하기에 만일 양국이 부존 생산자원을 두 재화의 생산에 균일하게 배분한다면, 두 나라 모두 100단위씩 코코아와 쌀 생산에 투입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무역 전 가봉의 코코아 생산량은 10톤, 쌀 생산량은 5톤이 되며,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코코아를 2.5톤 생산하고 쌀은 10톤 생산하게 되어 전 세계의 코코아 및 쌀 생산량은 각각 12.5톤과 15톤이 된다. 이제 가봉과 한국이 보다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즉 절대 우위가 있는 재화의 생산에 특화한다고 상상해 보자. 가봉은 더운 날씨로 인해 코코아 생산에 절대 우위가 있고, 한국은 농업생산 기술이 발전되어 있어 쌀 생산에 절대 우위가 있다. 따라서 가봉은 보유하고 있는 생산자원 200단위 모두를 코코아 생산에 투입하고, 한국 역시 가지고 있는 생산자원 200단위 모두를 쌀 생산에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의 코코아와 쌀 생산량은 20톤씩이 된다. 두 나라가 무역하기로 하고 생산된 재화를 6톤씩 (가봉은 코코아, 한국은 쌀을 수출) 교환한다면 가봉과 한국이 소비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은 무역을 하기 이전보다 가봉의 경우 코코아 4톤, 쌀 1톤이, 한국의 경우 코코아 3.5톤, 쌀 4톤이 각각 증가한다. 이처럼 절대 우위를 보이는 재화의 생산에 특화하고 국제무역을 실행하면 양국 모두의 생산량을 증가시키며, 따라서 무역 당사자 모두에게 혜택과 이익을 제공한다.
2. 비교우위론
리카르도(D. Ricardo)는 1817년에 출간한 것에서 절대 우위론을 반박하여 양국이 각각의 재화의 생산에 비교우위만 있어도 무역은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리카르도의 설명에 의하면, 다른 국가의 생산 대비 절대 우위에 있는 재화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재화의 생산에 전문화하고 이를 다른 국가와 무역을 함으로써 두 국가 모두에게 이익이 발생한다고 지적하였다.
앞서 설명한 상황을 조금 더 확대하여 살펴보자.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 두 나라 (가봉, 한국)만이 존재하고, 두 재화 (코코아, 쌀)만 생산한다고 가정하며, 이들 두 나라가 등등한 양의 생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가봉과 한국이 각각 200단위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을 때 이번에는 앞서 상황과 달리 가봉에서는 코코아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0단위가, 쌀 1톤을 생산하기 위해 13.33단위의 자원이 요구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코코아 1톤을 생산하기 위해 40단위의 자원이, 쌀 1톤을 생산하기 위해 20단위의 자원이 필요하다. 즉, 가봉이 코코아와 쌀 생산 모두에 있어 절대 우위를 갖는다. 언뜻 보기에 이 상황에서는 가봉의 입장에서 한국과 굳이 무역을 할 필요가 없으며, 서로 무역을 하지 않는 것이 가봉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때 가봉과 한국의 국민들은 코코아와 쌀 모두를 섭취하고 소비하여야 하기에 자신들의 생산자원 100단위씩을 각각의 재화의 생산에 투입한다. 이 경우 무역 전 가봉의 코코아 생산량은 10톤, 쌀 생산량은 7.5톤이 되며, 한국의 코코아 생산량은 2.5톤, 쌀 생산량은 5톤이 되어, 전 세계의 코코아 및 쌀 생산량은 각각 12.5톤이 된다. 비록 가봉이 코코아와 쌀 생산 모두에 절대 우위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은 코코아보다는 쌀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한국이 이러한 비교우위를 살리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원 200단위 전량을 쌀 생산에 집중하고, 반면 가봉은 코코아 생산에 150단위, 쌀 생산에 50단위를 투입한다고 하자. 이제 전 세계 생산량은 코코아 15톤, 쌀 13.75톤이 된다. 이 상황에서 양국이 4톤씩 생산된 재화에 대한 무역(가봉은 코코아, 한국은 쌀을 수출)을 할 경우, 가봉의 코코아 소비량은 11톤, 쌀 소비량은 7.75 톤이 되며, 한국은 코코아 4톤, 쌀 6톤을 소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화하게 된다. 즉, 무역 이후 양국의 소비량 변화를 살펴보면, 가봉은 코코아 1톤, 쌀 0.25톤이 증가하며, 한국은 코코아 1.5톤, 쌀 1톤이 무역 이전보다 늘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리카르도는 각국이 자신이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에 집중함으로써 생산에서의 효율성이 발생하여 두 국가를 합친 생산량은 크게 증대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리카르도의 이론에서 비교우위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각국보다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의 생산성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들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여 간과하고 있다. 즉, 한국의 수출품은 실상 쌀이 아니며, 현실 속에서 쌀 수입국인 반면, 주력 수출상품은 전자, 자동차, 조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들이다. 한국과 달리, 현실 속에서도 가봉은 코코아와 같은 열대 농작물을 주로 수출한다. 본인들이 가장 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재화에 특화하고 이를 아무런 제한 없이 서로 무역을 함으로써 이는 결국 양국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온다고 주장을 하여 자유무역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상기 이론들은, 발상을 전환하여 생각해보면 후진국은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상품을, 선진국은 기술과 자본 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상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교환하자는 말과 다름없다. 이 경우, 후진국은 영원히 후진국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선진국은 국제시장에서 선진국의 지위를 영원히 지킬 수 있게 될 것이기에, 어찌 보면 후진국 입장에서는 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만약 후진국이 노동집약적인 재화의 생산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제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해당 산업을 철저히 보호 육성할 필요가 있다 (과거 선진국들도 이를 통해 산업발전을 성취하였다).
3. 헥사-오린이론
헥사 (E. Heckscher)는 생산성의 차이가 생기는 원인이 국가마다 서로 다른 요소 부존자원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생산성 차이의 원인을 추구하는 연구를 시도하였고, 이후 오린 (B. Ohlin)이 생산성 차이의 원인에 관한 정리로 발전시켰는데 이를 헥사-오린이론이라고 한다.
헥사-오린이론의 기본가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두 국가, 두 재화 그리고 두 생산요소(노동, 자본)만 존재한다. 이 가정은 앞서 살펴본 고전무역이론들이 두 국가, 두 재화, 한 생산요소를 가정한데서 조금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동일한 노동과 동일한 자본을 투입했을 때 두 국가는 동질의 생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즉, 노동과 자본에 있어서 그 부존자원의 양은 국가마다 서로 다르며, 특정 생산요소를 더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을 경우 그 국가에서는 그 생산요소의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싸다. 따라서 각국은 그 나라에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존재하는 생산요소를 보다 집약적으로 투입하여 생산한 재화에 비교우위를 창출할 수 있게 되며, 따라서 그 비교우위를 갖는 재화의 생산에 특화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노동이 풍부한 나라에서는 노동집약적 제품에 전문화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훨씬 비교우위가 있으며, 반면 풍부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관련 산업을 더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간단히 정리하면, 헥사-오린이론이 설명하는 비교우위론은 두 국가가 두 가지 재화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생산요소의 부존량이 서로 상이하며, 이로 인해 생산성의 차이가 발생할 때 각국은 생산전문화를 하여야 하고, 또한 생산된 재화를 무역을 통해 교환함으로써 효율성의 증가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상당히 단순한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설명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과 더불어 헥사-오린 이론은 자유무역의 이익을 강조하는 학자들에게 강력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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